“여보! 당신은 지금 어데서 무얼하고 계세요.
어린 용구는 오늘밤도 아빠를 그리다가 이제 막 잠이 들었어요.
동지섣달 기나긴 밤, 복풍한설 몰아칠 때, 당신은 감옥살이 얼마나 고생을 하세요.
십년이 가도 백년이 가도 부디 살아만 돌아 오세요. 네? 여보! 여보!”
 
‘단장의 미아리 고개’ 한 구절…. ‘단장’이란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을 말합니다.
 
용구 엄마의 울부짖음은 한국 교회의 울부짖음입니다. 일제 치하 신사참배 문제로 두 쪽 난 감리교회를 하나되게 하셨던 김유순 감독님은 6.25 터지자 “서울에 남겨진 성도들은 내가 돌보겠다” 말씀하시면서 서울 시내 목사님들과 성도들을 한강 건너 빨리 피난 가도록 독촉하셨습니다. 그리곤, 서울에 홀로 남아 피난 못 간 교인들 돌보시다가 공산군들에게 체포되어 미아리 고개를 넘어 북으로 끌려 가셨습니다. 그 이후 소식은 아무도 모릅니다.
 
반야월 선생은 당시 미아리 고개 넘어 북으로 끌려 갔던 무고한 시민들의 행렬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미아리 눈물고개 님이 넘던 이별고개
화약 연기 앞을 가려 눈 못뜨고 헤메일 때
당신은 철사줄로 두손 꼭꼭 묶인채로
뒤 돌아보고 또 돌아 보고 맨발로 절며 절며
끌려가신 이 고개 한 많은 미아리 고개”.
 
김유순 감독님도 ‘철사줄로 두 손 꼭꼭 묶인 채로 뒤 돌아보고 또 돌아 보고 맨발로 절며 절며 끌려 가셨습니다.
 
“라마에서 슬퍼하며 크게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니 라헬이 그 자식을 위하여 애곡하는 것이라 그가 자식이 없으므로 위로받기를 거절하였도다” (마 2: 18 ).
 
라마는 유대인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 갔던 마지막 집결지였습니다. 이스라엘 엄마들은 자식들이 쇠고랑에 채여 끌려가는 마지막 모습을 보며 오열했습니다. 한국 감리교회는 ‘맨발로 절며 절며 끌려 갔셨던’ 김유순 감독을 오늘도 우리 가슴에 묻습니다.
 
오늘은 6.25 전쟁을 겪으셨던 우리 선조들의 아픔을 생각하며, 그리고 고 김유순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 가지고 ‘단장의 미아리 고개’를 감상하시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a1RG6r7H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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